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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글] 깊은 영성은 깊은 기도를 통해 샘솟는다 - 김순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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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194회 작성일 08-04-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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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영성은 깊은 기도를 통해 샘솟는다
- 목회자들이여, 깊은 기도를 경험하라 -

선지동산 44호 게재 / 목회리더쉽과 영성(10) / 김순성 교수




최근 기도 중 당신이 하나님 임재의 감격과 기쁨을 경험한 적이 언제인가?
하루 중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며 지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기도생활이 무기력해질 때 당신은 영혼의 답답함을 느끼는가?

“기도를 잃어버린 현대인은 노래를 잃어버린 카나리아와도 같다.” 오래 전에 읽은 책의 한 문구가 생각난다. 정말 의미심장한 표현이다. 고운 빛깔을 자랑하지만 노래를 잃어버린 불쌍한 카나리아! 불행하게도 이들로 가득한 오늘의 교회를 생각해 보라. 이 글귀를 목회자에게 적용해서 이렇게 패러디해도 무방할 것이다. “기도를 잃어버린 목회자는 자기 언어를 잃어버린 앵무새와도 같다.” 기도는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의 모국어다. 하나님의 백성은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만나고,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고,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생명을 호흡하며 살아간다. 그러므로 기도를 잃어버린 신자, 기도를 잃어버린 목회자는 자신의 모국어를 잃어버린 불쌍한 자다. 하나님과의 만남도 교제도 단절되어 사실상 하나님의 생명에서 끊어져 죽은 자와 방불하다. 이런 목회자에게서 무엇이 나오겠는가? 남의 말을 흉내만 내는 앵무새 설교, 남의 목회를 모방만 하는 앵무새 목회 그 이상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기도는 단지 내 필요를 하나님께 아뢰고 응답받는 것이 아니다. 기도는 성령 하나님을 통해서 성부 하나님 그리고 성자 예수님과의 끊임없는 연합을 유지시켜주는 방법이다. 하나님과의 가장 친밀한 연합은 오로지 기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이처럼 기도는 예수님과의 끈끈한 관계를 삶으로 살아낼 수 있는 은혜의 방편이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리어 말라지나니 사람들이 이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너희가 과실을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가 내 제자가 되리라(요15:5-8).

구원받은 신자는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 거하고 그리스도는 ‘내 안에’ 거한다. ‘주님이 내 안에’ ‘내가 주님 안에’ 거하는 친밀한 연합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와 하나님의 임재는 동전의 양면이다.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과 대화하고 듣는 교제의 시간을 가진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의식이며, 반대로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기도의 능력이 펼쳐진다.
기도는 사람이 먼저 하나님을 향해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먼저 인간을 위해 기도하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진수가 바로 기도이다. 인간의 기도란 그러므로 하나님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도는 마치 샘물과 같다. 하나님의 마음을 하늘에서 내려오는 빗물에 비유한다면, 그 비가 대지에 젖어들어 땅 속에서 지하수로 흐르다가 마침내 맑은 샘물이 되어 솟아나는 것이 기도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먼저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없으면 샘물이 있을 수 없다. 또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받아들이고 흡수하는 대지와 같은 부드러운 마음과 지하수가 흐를 수 있는 공동(空洞), 즉 자기를 비우는 마음이 없다면 기도의 샘은 솟아나지 않는다. 돌과 같이 굳은 마음, 자기 생각이나 주장의 껍질로 단단히 덮여있는 마음, 온갖 세속적인 관심사로 가득 차 있는 마음에는 하나님의 기도가 소나기처럼 내려도 참된 기도의 샘은 솟아나지 않는다.
오늘날 교회가 시급히 필요로 하는 것은 더 좋은 방법이나 조직, 프로그램이 아니다. 성령의 손에 붙들린 사람, 즉 마음이 하나님께 고정되고 기도에 바쳐진 사람이다. 성령은 방법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고 기도하는 사람을 통해 역사하신다.  
기도는 영혼의 노동이다. 얼굴에 땀이 흘러야 육체가 식물을 먹게 되듯(창3:19), 영혼의 이마에 기도의 땀이 흘러야 영의 양식을 섭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영혼이 영의 양식으로 배부르기 위해서는 기도의 수고를 해야만 한다. 특별히 풍성한 영의 꼴로 양떼들을 먹이도록 부름받은 목회자는 그 어떤 일보다도 기도에 전심전력해야 한다. 학문, 재능, 말재주가 설교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기도가 설교자를 만든다. 기도 속에 능력이 임하고 기도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누구보다도 깊은 기도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목회자로서 우리 자신이 좀 더 깊은 기도에 이를 수 있을까?

1. 무엇보다도 기도목회, 영성목회로 목회 패러다임을 바꾸기로 결단하라.
기도는 행동(doing)이 아니라, 존재(being)이다. 내가 먼저 뛰기 전에 하나님 앞에 먼저 무릎꿇는 것이다. 기도의 무릎을 꿇으면 하나님이 친히 일하신다. 목회자는 자신이 사역자 이전에 구도자로 부름 받았음을 잊지 말라. 그러므로 어떤 목회계획보다도 기도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자신이 먼저 깊은 기도를 맛보고 나아가 온 교회가 기도의 맛을 느끼게 하라. 기도를 통해 성령이 친히 교회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2.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 솔직하게 기도하라.
깊은 기도에 이르는 가장 큰 장애물은 ‘내가 목사’라는 직업의식이다. 이 때문에 목회자는 자신도 모르게 늘 교인들의 눈을 의식하며 행동한다. 자신의 실제 마음과 달리 위선적으로 행동하기 쉽다. 참된 기도는 자신의 모습에 솔직해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내가 목사라는 생각을 벗어 던지고 어린아이처럼 주님 앞에 무릎 꿇어야 한다. 내면의 아픈 상처, 실패, 무기력, 영적빈곤, 괴로움, 부끄러운 죄악을 내어놓고 속마음과 감정을 하나님 앞에 토하며 소리내어 기도하는 습관을 들이라. 찬송가 349, 186, 338장의 가사내용이 가슴에 저며 올 때까지 반복해서 불러보라. 때로는 두 손을 들고 기도해 보라. 꾸밈없는 마음, 단순한 마음, 정직한 마음은 참되고 깊은 기도에 들어가는 문이다.

3. 성도들을 위해 중보기도를 계속하라.
목회자는 기도 속에서 성도들과 자신을 사랑과 화평의 끈으로 묶어야 한다. 목회자의 중보기도는 교회 안에서 역사하는 비판과 불평의 영을 바로 잡는 최선의 방법이다. 특별히 까닭없이 자신을 반대하는 영혼을 위해서 기도하고 축복하라. 성령의 감동으로 당신의 눈이 뜨거운 눈물로 적셔질 때까지 계속 기도하라.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이 당신의 영혼을 사로잡을 것이며 당신의 마음은 하나님의 마음으로 점점 더 깊게 채워질 것이다.  

4. 기도의 초점을 문제나 상황보다 하나님께 맞추라.
능력있는 기도는 우리 자신의 문제나 필요보다 하나님 자신에게 맞출 때 경험된다. 하나님의 전지전능, 무소부재, 신실하심을 묵상하며 찬양하라. 예수님의 십자가와 보혈을 깊이 묵상하며 기도하라. 찬송가 465장 1절, 147장을 반복해서 부르며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연합된 자신을 믿음으로 고백하라.  

5. 듣는 기도를 훈련하라.
기도란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이며 관계형성이다. 교제를 통한 관계형성은 일방적이 아니라, 쌍방적인 대화를 통해서 가능하다. 대부분의 기도가 인간 편에서 하나님께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기도는 성숙한 기도가 아니다. 성숙한 기도에 이를수록 기도가 말하는 것에서 듣는 것으로 발전된다. 그러므로 성령께서 내게 하시는 말씀을 ‘듣는 기도’를 훈련해야 한다. 특별히 하나님의 인도나 뜻을 구할 때 기도중 잠시 머물러 성령의 세미한 음성에 귀기울여보라.
6.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하라.
하나님은 성령으로 우리 안에 계시며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 평소 우리의 삶속에 임재하시며 우리를 향해 신호를 보내시며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하나님과의 교제인 기도가 매일의 일상생활로 이어져야 한다. 자동차 안에서, 길을 걸으면서, 사람과 만나면서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며 느끼는 법을 훈련하라. 그리할 때 우리의 먹는 것, 자는 것, 일하는 것, 쉬는 것 전체가 하나님을 향한 기도로 발전된다.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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