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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펀(Kampen) 신학교 방문기- 아홉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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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842회 작성일 16-02-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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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펀(Kampen) 신학교 방문기- 아홉째 날

작성자 : 남창완

    

오늘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도르트레히트를 방문하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아침 7시 출발이기 때문에 우리는 6시에 일어나서 간단한 식사와 나갈 준비를 하였다. 르트레히트는 도르트 회의와 신조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사뭇 기대가 되는 장소였다. 깜뻔에서 차로 2시간여를 달려 우리는 도르트레히트에 도착했다.

    

우리가 먼저 방문한 곳은 de hoop이라는 중독 치료를 위한 전문기관이었다. 초교파 기독교 단체로서 운영 중인 이곳은 네덜란드 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중독 치료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었다. 우리는 먼저 소그룹 홀로 이동하여 de hoop이 하고 있는 사역에 대해서 30분가량 설명을 들은 다음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de hoop의 주된 사역은 중독과 관련된 것인데 음주, 약물, , 우울증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서 중독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는 사역이었다. 무엇보다 이들은 자신들이 네덜란드 내의 다양한 중독 치료기관과는 차별되는 점이 '복음적 돌봄'이라 하였는데, 그 점에서 이곳의 돌봄이 다른 일반적인 기관과는 차이가 있다고 하였다. 1970년대에 시작된 de hoop은 한 명의 중독자를 돌보는 것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계속되는 돌봄 요청에서 90년대 초 정식으로 국가 지원을 받기 시작했고 지금은 대규모의 중독 치료 기관으로 성장하였다고 한다.

    

어느 정도 소개가 마치자, 우리는 ''라는 형제를 소개 받았다. 그는 과거 약물과 마약 중독에 고통 받았지만 지금은 전문적인 치료와 돌봄을 통해 많이 회복되어 다른 중독자들을 돌보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중이었다. 쥬는 우리에게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의 삶과 경험을 솔직하게 말하면서 복음과 함께 제공되는 전문적인 치료와 돌봄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말해주었는데, 당사자의 진솔한 이야기는 호소력이 있었다.

    

질의응답 시간에 우리는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de hoop의 담당자 분께서는 복음의 우선적인 선포와 함께 전문적인 치료와 돌봄이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하셨다. 실제적인 사례로 한 형제가 우울증 약을 먹는 것이 비신앙적인 행위라고 생각하여 약물치료를 스스로 중단하였는데,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았던 적이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그러면서 이곳의 방향성은 복음과 함께 가는 전문적인 치료와 돌봄의 제공임을 강조하였다. 또한 중독 치료에 있어서도 중독자 각 사람의 의지를 중시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정형화된 중독 치료 코스를 제시하고 강압하는 것이 아니라, 중독자 각 사람과의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각 개인에 적합한 중독 치료와 돌봄을 제공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중독을 개인의 책임으로 비난하지 않고, 한 개인이 진정으로 중독을 극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격려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야기를 마치고 우리는 de hoop의 식당으로 이동하여 함께 점심시간을 가졌다. 커다란 강당 형식의 식당에 들어서자 벽면에 크게 적인 성경 문구가 우리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잠언 2411절의 말씀이었다. "너는 사망으로 끌려가는 자를 건져 주며 살륙을 당하게 된 자를 구원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세상은 실패자라 비난하는 이들을 향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de hoop의 정신을 물씬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우리는 도르트레히트에서 가장 큰 교회인 Grote kerk로 향했다. 이 교회는 11세기 로마 카톨릭의 예배당으로 건축되어 오늘 날에는 개신교 교회당으로 사용되는 곳이었다. 우리는 도르트레히트라 하면 도르트 회의가 열렸던 장소로 이동할 줄 알았는데 교회로 이동하여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교회에 도착하여 설명을 들으니 도르트 회의가 열렸던 장소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고 다만 개회와 폐회 모임을 가졌던 이 교회가 도르트 회의를 대표하는 장소라고 한다.

    

교회는 중세시대의 교회답게 굉장히 크고 웅장하였다. 특이했던 점은 지금은 개신교의 예배당임에도 불구하고 로마 카톨릭의 성당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였다는 점이었다. 로마 카톨릭의 흔적을 모두 제거하기 보다는 회중석 중간에 설교단을 올려서 이곳이 개신교 교회당임을 알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교회당 안에 마리아 숭배의 흔적이나 개인 채플 등이 여전히 남아있었는데, 이점에서 도르트레히트의 개혁은 상당히 온건한 편이라고 했다.

    

교회에 들어서자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굉장히 화려한 오르간과 설교단이었다. 특별히 설교단은 그동안 우리가 네덜란드에서 본 것 중에 가장 화려했다. 설교단은 당대 최고가의 목재였던 마호가니 나무와 대리석을 장식하여 만든 것이었는데, 사방에는 예수님의 생애의 단면들이 화려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교회당 한쪽에는 과거에 사용했던 금으로 된 성찬기구를 보관 중인 금고도 있었는데 해상왕국으로 막강한 부를 축척했던 네덜란드의 과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교회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역시 지금껏 보아왔던 교회당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도르트레히트는 과거 한자 동맹의 일원으로 상공업이 발달했던 도시였다. 그래서 스테인드 글라스에 성경 인물이나 성인이 아니라 상공업 길드의 모습이 각각 그려져 있었다. 바늘, 낚시대, 인쇄업, 구두 등등 당대의 상공업 길드들의 모습을 교회당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점이었다.

Grote kerk 역시 바닥이 과거 이 지역에서 유명했던 사람들의 무덤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대부분 묘비가 흐릿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유독 한 묘비만 색이 희고 묘비의 마모가 거의 없었는데 우리는 최근의 묘비쯤으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유럽의 정복자 나폴레옹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나폴레옹이 이 교회를 방문하였는데 그는 자유와 평등의 사상을 중시했기 때문에 교회에 묻힌 귀족이나 지도층에 대해서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교회를 방문하기 전에 지역 관리가 사람을 시켜서 교회당 바닥의 묘비에 귀족의 문양을 모두 갈아버리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과거에 존경했던 한 인물의 묘비만은 훼손당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 나폴레옹이 방문할 때 그의 묘비만 뒤집어서 훼손을 면하게 했다고 한다. 나폴레옹으로 부터 유일하게 ''를 면한 묘비의 이야기는 참 흥미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Grote kerk의 모습은 조금 쓸쓸하게 느껴졌다. 교회로서 생동감이 있기보다는 그저 박물관 같기만 한 교회의 모습은 점차 쇠퇴하고 있는 네덜란드 교회의 한 단면인 것 같아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Grote kerk를 둘러보는 것으로 오후일정을 마친 우리는 엘리나의 언니 집으로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다. 이 날은 엘리나 언니 이온타의 생일이었는데 엘리나의 가족은 한국에서 온 우리를 기꺼이 가족 생일 식사에 초대해준 것이다. 우리는 엘리나 언니의 아파트에서 함께 이온타의 생일을 축하하고 저녁 식사를 나누었는데, 감사하게도 가족 분들은 우리를 위해서 풍성한 요리와 따뜻한 환대를 베풀어주셨다.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긴 티타임을 가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중에서 최근 세속화의 영향으로 기독교 유산이 쇠퇴하는 네덜란드의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한국에서는 자신의 집안이 기독교 몇 대 째이다라는 소개가 있다고 말하자, 우리와 함께 했던 네덜란드 친구는 요즘 네덜란드에서는 '내가 1대 무신론자다'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이 날 가족 모임에서 네덜란드의 뿌리 깊은 기독교 유산을 엿볼 수 있었다. 엘리나의 가정은 생일 때 마다 생일 당사자의 나이에 맞추어서 시편을 한편 읽는다고 했는데, 언니 이온타의 나이가 32살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시편 32편을 함께 읽는 시간을 가졌다. 기독교가 쇠퇴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신앙의 전수를 굳건히 하고자 하는 네덜란드 성도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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