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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펀(Kampen) 신학교 방문기- 일곱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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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040회 작성일 16-02-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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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펀(Kampen) 신학교 방문기- 일곱째 날

 

작성자 : 남창완 (M.Div.)

    

주일 아침이 밝았다. 조용한 도시 깜뻔의 거리에 삼삼오오 교회로 향하는 발걸음이 눈에 띈다. 우리도 예배시간에 맞춰 850분 게스트 하우스에서 나왔다. 교회로 향하는 길, 동행한 성유은 형제에게 네덜란드 교회 생활에 대해 이모저모를 물어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교회는 공예배를 오전 11시에 드리는 것이 보편적인데,  네덜란드 교회는 930분에 시작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한다. 예배는 보통 11시를 조금 넘은 시간에 끝나는데 교회에서 따로 식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가족들과 함께 집에 돌아갔다가 오후 3,4시 즈음 있는 오후 예배에 다시 참석한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깜뻔신학교에서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유도키아 교회였다. 910분 즈음 교회 로비에 도착했을 때 많은 성도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하크 교수님 내외분과 이충만 목사님 내외분 그리고 MIRT 수업에서 만났던 외국인 유학생분들도 만날 수 있었다. 네덜란드 교회의 예배 전 풍경은 교회에 도착하면 자리에 착석해서 기도와 성경읽기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우리와는 달리, 많은 성도들이 로비에 나와 악수를 나누며 활발하게 서로 간의 안부를 묻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교회 건물 구조도 우리처럼 교회에서 식사를 하는 문화가 아니니 큰 예배당과 넒은 로비, 다과 준비를 위한 작은 부엌, 그리고 소모임을 위한 작은 방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예배를 앞두고, 교회에서는 네덜란드어로 진행되는 예배의 원활한 이해를 위해 영어 번역을 들을 수 있는 수신기를 우리에게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시간이 되자 '예배로의 부름'으로 예배가 시작하였다. 예전에 관하여서는 우리에게도 개혁교회의 예전이 많이 소개되었고 또 신대원에서도 수업 중에 개혁교회 예전에 대해 많이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한결 익숙하게 느껴졌다. 예배당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높게 설치된 설교단이었는데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존중하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예배당 앞에는 설교단과 함께 성찬상과 세례반이 갖추어져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의 방편을 시각화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예배시간 주위를 둘러보니 익히 들어왔던 것 처럼, 어른 성도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엄마 품에 안겨서, 또는 설교단 앞에 앉아서 예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모든 세대가 공예배에 함께 참석한다는 네덜란드 교회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세계 어디나 아이는 아이인가 보다. 예배가 시작되자 곧장 따분해 하는 아이, 동생을 괴롭히는 오빠, 언제든 울 준비가 되있어 보이는 아기는 회중석 곳곳에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언약 백성으로 양육하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네덜란드 성도들의 인내가 돋보인다.

    

우리가 예배에 참석한 날은 마침 유아세례식이 있는 날이었는데, 설교 전 목사님은 유아세례의 의미와 세례를 받는 가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셨다. 이제 세례식이 거행될 것이라 생각했던 찰라, 재밌는 일이 일어났다. 높은 설교단에 서있던 목사님이 갑자기 설교단 아래로 내려와서는 아이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자 교회 곳곳, 엄마 품속이나 어딘 가에 숨어있던 아이들이 별안간 목사님 앞으로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목사님 앞에 약속이나 한 듯이 자리를 잡고 앉았고, 목사님은 마치 예배 중에 어린이 성경학교가 만들어진 것 마냥 목소리를 한껏 아이들에 맞추어 유아세례의 의미에 대해 묻고 가르쳐주는 시간을 가졌다. 목사님이 '너희 중에 유아세례 받은 경험이 기억나는 친구 있니?'라고 묻자 여섯 살 쯤 되보이는 꼬마가 '너무 오래 전 일이라 생각나지 않아요'라고 재미있게 대답했다. 아이들을 불러모아서 목사님이 따로 유아세례의 의미를 아이의 시각으로 설명하기까지는 생각보다 꾀 긴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도들은 이 시간을 번거롭게 생각하거나 따분하게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인내하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자녀의 신앙 교육에 성도 모두가 함께 책임을 나누는 모습은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되었다.

 

유아 세례가 끝나자 세례를 받은 아이와 가정을 위해 교회가 함께 축복송을 부르는 시간을 가졌다. 네덜란드 교회라고 해서 시편 찬송만 부를 줄 알았는데, CCM과 같은 모던한 멜로디의 찬양을 사용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가사는 삼위 하나님에 대한 고백으로 교회의 고백이 잘 반영된 찬양이었다. 이후에 들은 것이지만 해방파 교회들은 CCM의 사용에 있어서도 교단의 검토가 있는 곡만 교회에서 공적으로 부를 수 있다고 한다. 시대의 흐름을 거부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믿는 바를 지키는 지혜로운 태도가 눈여겨지는 순간이었다.

    

설교 본문은 시편 126편이었다. 설교는 예화나 다른 이야기보다 곧장 성경 본문으로 들어가 성경 본문이 오늘 날 상황 속에서 가지는 의미를 폭 넓게 살피는 방식이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설교였지만 대부분의 성도들은 경청하는 자세였다. 설교가 끝나자 강복선언 전에 간략한 광고 시간이 있었다. 특별히 이 시간에는 유도키아 교회 성도들에게 우리가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임모세 전도사가 우리를 대표하여 간략한 고신 교회의 역사 소개와 이전에 해방파 성도들이 우리에게 배풀었던 따뜻한 사랑에 대해서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강복선언을 끝으로 주일 오전 예배가 끝이났다. 그런데 대부분의 성도들은 자리를 떠나기보다는 길게 한 줄로 줄을 서기 시작했다. 무엇을 위해 줄을 서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다름 아니라 오늘 유아세례를 받은 아이와 가정을 격려하고 축하하기 위해서 줄을 선 것이었다. 부모가 믿음 안에서 자녀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양육하도록 격려하기 위해 성도들은 긴 줄을 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축하와 격려를 나누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예배를 마치면서 나가는 성도들의 손에 헌법, 예식서와 같은 책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있었는데, 교회 정치에 성도 각 사람이 실제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는 점이 우리로서는 배울 점이었다.

    

우리는 오후에 곧장 다른 교회로 이동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충만 목사님, 한스 조교수(도센트) 사모님들이 준비하신 요리로 점심식사 시간을 가졌다. 특별히 한국에서 온 우리를 위해 불고기 잡채요리를 준비해주셨는데, 우리를 위해 많은 양의 한식을 준비해 주신 사모님의 정성에 감사한 시간이었다.

 

오후 2시가 넘어 우리는 다음 예배 장소인 신트얀스쿨 로스터 교회로 향했다. 이곳은 차로 약 30분 정도의 거리였는데 깜뻔신학교에 재학 중인 에드워드의 아버지께서 시무하시는 곳이라고 했다. 신트얀스쿨 로스터 교회는 오전의 유도키아 교회보다 조금 더 전통적인 형태의 교회였다. 나무로 지어진 오래된 예배당 안에는 오후 예배를 위해 성도 분들이 가득 앉아계셨는데, 멀리서 온 우리를 모두 따스한 미소로 환대해주셨다. 시간이 되자 장로와 목사 간의 악수례로 예배가 시작되었다. 오전의 예배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지만 이곳 교회는 장로석이 설교단 양 옆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장로석 사이에는 아빠를 따라온 귀여운 여자아이들은 예배시간 아빠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곤 하였다.

    

예배가 끝나고 우리는 신트얀스쿨 로스터 교회의 담임 목사님 댁으로 초대 받았다. 에드워드 보다 더 잘생긴 아버지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우리는 그곳에서 티타임을 가지며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전형적인 개혁교회 성도의 가정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목사님은 한국교회의 찬송에 굉장한 관심을 보이셨는데, 우리에게 찬송을 한곡 불러줄 것을 요청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어로 찬송을 불렀는데, 목사님의 가정이 뜻밖에도 신대원의 교가(585)로 답가를 불러주어서 인상깊은 시간이었다. 비록 서로 말과 문화는 다르지만 같은 멜로디로 하나님을 찬양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순간이었다. 거실에서 서로 간의 이야기가 진행 될 동안 사모님은 감사하게도 우리를 위한 간단한 요리를 부지런히 준비해 주셨다. 주일 예배를 평안히 마치고 따뜻한 가정에서 풍성한 교제를 나눌수 있는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윽고 돌아갈 시간이 되어 우리는 숙소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족분들은 우리가 떠나 갈 때 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해주셨다. 한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신앙 속에서 이방인인 우리를 환영해준 네덜란드 성도들의 사랑을 풍성히 누린 주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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