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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글] 자기파괴적 열심에서 탈출해야 한다 - 김순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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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591회 작성일 11-04-1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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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파괴적 열심에서 탈출해야 한다
- 목회자들이여, 자유와 기쁨의 멍에를 매라 -


목회사역이 당신에게 중압감으로 다가오는가?
당신의 사역을 이끄는 열정 밑바닥에 깔린 동기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사역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의적인 여가활동이 있는가?

최근 대형교회를 목회하는 미국의 한 목회자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자신의 사역초기 경험으로 아내를 통해 고백된 글이었다.
“1989년 12월, 그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일주일 내내 일했다. 집에 있는 시간은 다시 일할 수 있을 만큼 힘을 재충전하기 위해서 잠시 들르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한계점은 있었다. 어느 토요일, 저녁 예배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 그리고 교인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서야할 시간을 불과 몇 분 남겨놓고, 그는 책상에 엎드려 자제력을 잃고 울음을 터트렸다. 신체적, 정서적, 그리고 영적인 힘이 완전히 고갈된 것이었다. 그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그날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부서지는 것 같았어요. 그게 뭔지는 몰랐지만 나는 겁이 났습니다. 이제 산산이 부서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20대 젊은 나이에 맨주먹으로 팀멤버들과 함께 교회개척에 뛰어들어 오늘날 미국이 주목하는 대형교회를 일구어낸 인물이다. 강인한 추진력과 가르치는 능력을 바탕으로 쉬지 않고 열심히 사역한 결과, 교회는 외적으로 급성장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순간 그의 내면은 정신적 붕괴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신체적, 정서적, 영적 고갈과 함께 극도의 피로감에 시달리면서 탈진과 침체의 나락(那落)에 빠져든 것이다.
오늘날 수많은 목회자들이 목회현장에서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하고 있거나 이 방향으로 자신을 내몰고 있다. 필자 역시 첫 목회할 당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경험은 자기 사역에 소위 열심이 적은 사역자에게서가 아니라, 열심과 열정이 특심한 목회자에게서 일어난다. 이런 성향의 사역자에게 여가나 쉼이란 배부른 사치내지 게으름의 다른 단어로 여겨진다. 오로지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달리고 계속 또 달린다. 문제는 그런 열정이 가져오는 값비싼 대가다. 너무 많은 일로 인해 마침내 극단적 피로감에 시달리고, 긴장과 스트레스의 지속으로 의욕이 상실된다. 우울증이 찾아오면서 의사결정 하는 일이 짜증스럽고, 목표성취에 대한 불안 심리와 함께 주위 사람들에 대해 잦은 분노가 표출된다. 그 결과 동역자나 배우자, 가족과의 관계가 피상적 내지는 파괴적으로까지 발전된다. 서로를 하나로 묶는 신뢰감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상대를 향한 불만, 원망, 비난으로 이어진다. 사역 또는 관계를 통해 누리는 기쁨이나 즐거움 따위는 상상조차도 할 수 없다. 오로지 의무감, 강박감만이 지배할 뿐이다.
생각해 보자. 주님과 교회를 향한 불타는 열심과 열정이 왜 이런 파괴적 결과를 초래할까? 그 열심이 십자가를 통과하지 않은 자기열심이기 때문이다. 이 열심은 자기에게서 나오고 자기를 향해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그 일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자기 인정욕구의 충족이다. 자신이 남들 앞에서 뭔가를 이루어내야 사랑받고 인정받을 것이라는 내면의 깊은 동기가 거짓 열심을 충동질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본인은 그 사실은 인식하지 못한다. 그 충동의 진원지가 무의식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라면서 어릴 때 부모나 가족 친지로부터 칭찬과 격려, 사랑에 굶주렸을 경우 외적인 성취를 통해 그것을 채우려고 자신도 모르게 그런 특심한 열심에로 자신을 내몰게 되는 경향이 있다. 약간 다른 예(例)이지만, 어릴 때 자신도 모르게 자기내면에 형성된 분노가 목사가 되어 설교할 때 남을 정죄하는 투의 거친 설교로 나타나기도 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목사가 되었지만 우리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는 이런 저런 상처가 독버섯처럼 무의식에 도사리고 있어 이처럼 파괴적인 모습으로 우리 자신과 사역을 몰아가는 것이다.
목회란 본질적으로 하나님 자신의 사역이다. 하나님의 힘을 빌려 내가 목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힌 나를 통해 일하는 것이다. 나의 열심이란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열심이 나를 통해 나타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열심에 이끌리는 열심이어야 한다. 십자가에 못 박힌 열심, 자기부인이 전제된 열정을 뜻한다. 사도 바울이 분명히 고백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가 그를 전파하여 각 사람을 권하고 모든 지혜로 각 사람을 가르침은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함이니, 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골1:28-29).
자기 십자가를 지고 하나님의 열심에 이끌려 최선을 다할 때, 우리의 사역 속에 나타나는 열매는 자유와 기쁨과 사랑이다. 그 열심, 그 열정이 주님처럼 나를 기꺼이 희생하고 타인을 더 사랑하고 섬기도록 나를 이끌어간다. 사역이 비록 힘들어도 주님이 약속한 자유와 기쁨에 참여하는 영광과 복을 누리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기 파괴적 열심에서 탈출하여 거룩한 열정을 회복할 수 있을까?

1. 하나님과의 관계를 재조정하라.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성구들을 주목하며 묵상하라. 특별히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을 깊이 묵상하라. 주님보다 앞서려는 자신의 모습을 회개하라.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보다 그분의 은혜와 사랑을 구하라. 하나님은 내가 성취한 업적 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십자가 때문에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심을 늘 기억하고 감사하라.

2. 영적으로 성숙한 동료들에게 관심과 격려를 요청하라.
고갈된 정서를 채우기 위해 주위에 나를 지지하는 가까운 친구나 친지 또는 멘토에게 전화로나 또는 만나서 교제하라. (물론 이들은 자신과 사적으로 나눈 대화내용에 대해 비밀을 지키고 그것을 위해 기도하는 자라야 한다.) 자신의 현재 모습과 상황을 있는 그대로 나누고 그 어느 때 보다도 상대방의 사랑과 관심과 격려가 필요함을 솔직히 이야기로 나누라.

3. 사역의 양을 줄이라.
맡은 일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른 사람과 일을 분담하거나 그에게 사역을 과감히 위임하라. 모든 일에 관여하고 일을 독점하려는 태도야말로 당신의 힘을 스스로 소진하고 기쁨을 빼앗아가는 가장 무서운 적임을 기억하라.

4. 신체의 건강에 유의하라.
걷기, 등산, 기타 땀을 흘릴 수 있는 규칙적인 운동을 매일 하라. 배부르게 먹지 않도록 음식의 양을 가능한 줄이고 기본적인 식이요법을 실천하라. 평소 건강한 수면 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하라.

5. 여가를 즐기는 시간을 가지라.
일중독에 걸린 사람은 평소 여가를 즐길 줄 모른다. 그러므로 억지로라도 특별한 여가를 만들어야 한다.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자유롭게 놀던 때를 회상하고 자신이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운동이나, 낚시, 여행 등 만족스러울 만큼 여가를 즐기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가능하다면 교회에 특별한 휴가를 요청하여 일정기간 사역현장을 떠나 여가시간을 갖도록 하라.  


선지동산 59호 게재 / 목회리더십과 영성(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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